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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이름난 도시들은 이름 앞에 별칭을 거느리는 경우가 많다. 호주 빅토리아 주의 멜버른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다른 점이 있다. 별칭의 수가 많다는 것이다.

정원의 도시, 문화의 도시, 미식의 도시, 축제의 도시, 스포츠의 도시등등. 도시의 애칭이 도시의 실제 면모를 100퍼센트 담보하는 것은 물론 아니겠지만, 멜버른에 가보면 사랑스럽고 다양한 별명들이 꽤나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가 있다. 크고 작은 각종 공연이 연중 간단없이 이어지니문화의 도시라는 수식에 자부심을 가질 만하며, 트레저리(Treasury) 가든과 피츠로이(Fitzroy) 가든을 위시해 도심 곳곳에 녹색 공간이 산재하니가든 시티라는 설명이 스스럼없다. 2 전에는 영국의 권위 있는 스포츠 전문 잡지로부터세계 최고의 스포츠 도시 선정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멜버른에보존의 도시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고 싶다. 옛것과 작은 것을 배척하지 않고 제대로 보존하고 있는 모습이 온기를 전하기 때문이다. 고풍스런 빅토리아 양식의 건물들을 쉽게 접할 있는 멜버른 시티에서부터 세상에서 가장 작은 펭귄의 서식지로 유명한 필립 아일랜드(Phillip Island), 골드러시 시대의 거리를 재현해 놓은 소버린 (Sovereign Hill) 이르기까지 보존을 위한 아름다운 숨결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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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이 좋아 지금껏 빅토리아 주를 번이나 방문했다. 앞선 번의 출장이 단데농(Dandenong) , 발라랏(Ballarat),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 주로 멜버른 외곽의 명소들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여행은 멜버른 시티에 집중됐다. 보통 멜버른 시내는 페더레이션 광장(Federation Square), 리알토 타워(Rialto Tower) 명소 위주의 간단한 투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던 것이 사실인데, 이번에는 도심 구석구석을 발로 디뎌가며 멜버른의 다른 매력을 제대로 살필 있었다. 궂은 날씨 탓에 평소보다 적은 숫자의 노점상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세인트 킬다 선데이 마켓(St. Kilda Sunday Market) 현지인들의 손재주와 나름의 예술적 감각을 엿보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멜버른 최고의 공연장인 아트센터(The Art Center)에서의 스테이지 투어는 공연 예술의 이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이른바패션 투어 이번 일정 중에서 가장 새로운 부분이었다. 패션과 패션 문화에 대해 문외한인지라 구체적인 논평을 내놓거나 따따부따할 계제는 아니지만, 멜버른의 신진 디자이너들과 그들이 운영하는 부티크 숍을 방문하는 동안패션의 도시 멜버른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프랑스가 오랜 세월 와인의 권좌에 앉아 있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없는 사실이지만, 최근 사이 프랑스로 대표되는 구세계 와인이 신세계 와인의 맹렬할 추격을 받고 있는 또한 명백해 보인다. 신세계 와인 호주가 거두고 있는 성과는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데, 야라 밸리(Yarra Valley) 중심으로 빅토리아 와인 산지들에서 여실히 느낄 있었다. 예링 스테이션(Yering Station), 도메인 샹동(Domaine Chandon), 로치포드(Rochford) 등의 와이너리들은 제가끔 호주 와인의 우수성을 입증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빅토리아 주의 대표적인 명소,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아름다움은 여일했다. 시간 관계상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하이라이트라고 있는 포트 캠벨 국립공원(Port Campbell National Park) 오래 머물 수는 없었지만, 처음 목도한 해질 무렵의 12사도상(Twelve Apostles) 출장에서 돌아온 지금도 오랜 잔상으로 남아 있다.
 

중훈 (여행 칼럼니스트)